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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노교수의 선교논단(1)
작성일[2010/10/26 17:55:46]    

 노 교수의 선교논단(1) 
아이티 지진 참사와 선교적 사명

노 윤 식  교수 (성결대학교 선교신학)

 아이티를 아십니까? 불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인구 8백9십만의 섬나라 아이티는 인구의 80% 이상이 천주교를 믿고 있으며, 개신교인 비율은 약 16%정도이다. 하지만 아이티 전체 인구의 약 절반에 이르는 사람들이 부두(Voodoo)교 민간 신앙을 따르고 있다. 아이티는 미국 플로리다 아래 쿠바와 마주보고 있는 작은 섬으로, 1991년 쿠데타 이후 미국에 의해 부과된 권리로 점차 경제가 악화되고 타락하여 실업율이 60-80%에 이르고, 일인당 소득이 400$, 국민의 80%가 하루 2달러 이하로 연명하는 나라이다. 인구 과잉, 토양 침식, 가뭄과 기근으로 서반구에서 가장 가난한 최빈국 아이티는 먹을 것이 없어 흙으로 쿠키를 만들어 먹는 나라로 MBC 세계 리포트 W에서 보도된 곳이기도 하다.
 2010년 1월 12일 최빈국 아이티에 지난 2백년 중 가장 강력했던 지진이 발생하여, 수도포르토 프렝스(Port-au-Prince)를 폐허로 만들고,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갔다. 이번 지진은 리히터 규모 7.0(핵폭탄 몇 개 수준)이었고, 규모 4.5 이상인 여진이 화요일 밤과 수요일 아침 사이에 30여 차례나 이어졌다. 이번 지진으로, 부실하게 지어진 주택, 호텔, 병원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대통령 궁을 포함해 수도에 있는 주요 정부 기관 건물들도 무너졌다. 2백만 명 대도시에서 11만 명 이상이 사망했고, 20여 만명이 부상당했고, 60여 만명 이 피난민이 되었다.
이러한 아이티 재난에 대하여 기독교 선교의 대응은 어떠해야 하는가?
재난에는 보통 두 가지 종류로, 그 하나는 인간이 창조된 본래대로 서로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재난이 있고, 다른 하나는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자연적인 불완전함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재난이 있다. 이것은 보통 악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지만, 인간 세상에 커다란 피해를 야기 시킨다. 이러한 피해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가 일정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피조된 세계는 일정한 한계를 지니는데, 이것이 서로 충돌할 경우 불행한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상의 공기는 사람이 숨쉬기 좋게 되어 있지만, 바다의 물은 인간에게 호흡에 필요한 공기가 충분하지 않다. 흙은 식물의 성장에 필요한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인간은 그것을 먹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만일 인간이 지진이나 산사태가 일어나 흙 밑에 깔리거나 바다에서 조난당하여 물에 빠졌을 경우, 그것은 물과 흙에 있어서 당연한 것이지만 인간에게는 재난이 될 수 있다. 만일 인간이 타락하지 않았다면 자연의 여러 특성과도 매우 조화롭게 지냈을 텐데, 인간의 타락은 자연과의 부조화 사람 사이의 부조화 그리고 하나님과의 부조화를 초래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아이티 재난에 대하여 그 원인을 하나님에게 돌리며 불평하고 한탄하기 보다는 피조물의 불완전함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대비책을 강구하여야 하고, 현재의 재난 상황에서 기독교 단체에서 민첩하게 대처하여 구호와 개발 사역에 힘써야 한다.
아이티는 지형상 취약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2004년 여름에도 두 차례 허리케인이 강타해 각각 1600명, 3천명이 죽었다. 2008년에도 한 달 만에 4차례의 허리케인으로 아이티 국토 전역이 폐허로 변했다. 이는 산림의 98%가 남벌되고, 지표층이 쓸려나간 환경파괴로 더욱 악화됐다. 또한 아이티는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매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자연의 재해를 예방하여 최소화하는 데 실패하였다.
아이티 역사를 살펴보면, 프랑스 식민지배, 미국의 군정통치, 그리고 독립 후 끊이지 않는 쿠테타와 사회불안 그리고 정치부패와 경제 낙후 등의 암울한 역사로 일관되었다. 1957년부터 1971년까지 ‘파파 독’이라고 불린 프랑수아 두발리에 대통령 독재 치하에서 3만명이 살해됐다.
1990년 대통령으로 선출된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는 취임 몇 달 만에 쿠데타로 망명에 올랐고, 이 와중에서 1500명이 살해됐다. 2003년 망명에서 돌아와 대통령에 취임한 아리스티드가  군사 쿠데타로 하야한 2004년 이후 정치적인 불안과 소요가 끊이지 않았고, 이에 UN 평화유지군이 파견되어 소요를 진압하는 등 사회적인 불안감이 전에 없이 고조된 상황에서 대형 자연재해가 겹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인류의 재난을 맞이하면서 수 없이 많은 질문을 하게 된다. 왜 이러한 재난이 발생하며, 이에 대한 우리의 선교적 사명은 무엇인가? 끔찍한 재난을 당한 욥과 시편기자는 시편 150편 가운데 160번, 욥기 42장 전체에서 330번의 질문을 한다. 이러한 질문은 끊임없는 재난과 고통 가운데서 안전함을 찾으려는 인류의 공통된 염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가정의 안전, 기업의 안전, 교회의 안전, 국가의 안전을 원한다. 그러나 끊임없는 재난과 위기 속에 그 답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타락하여 불환전한 피조물에 대한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회복시키는 우리 기독교인들의 책임있는 선교적 행동에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티는 신구교를 합쳐 96%이상이 하나님을 믿는 신자라고 하는 데, 실제 생활에서는 그들이 책임있는 선교적인 삶을 살지 아니하고, 운명과 신령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데 문제가 있다. 아이티 사람들은 부두교에 뿌리를 둔 운명론적 세계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데, 부두는 신령이라는 뜻으로 우리의 토속종교와 비슷한 아프리카 토착 종교에 그 뿌리를 주고 있다. 하버드 대학의 민속학자 웨이드 데이비드는 “The serpent and the rainbow"에서 부두교의 신비의식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였는데, 주술사가 복어의 독을 이용해 한 사람을 마취하여 그의 뇌가 마비되면, 의식을 회복시켜 뇌 전두엽이 손상된 채 명령에 순응하는 좀비를 만들어 버린다는 것이다.
이것이 경제 발전의 도상에서 노동력을 착취하는 도구로 악용되기도 했다고 한다. 부두교에 뿌리를 둔 아이티 사람들은 모든 일을 신령의 탓에 돌리고, 자신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들의 주된 관심사는 그들을 지배하는 신령들에게 제물을 바치고 달래서 자신들에게 닥칠 재앙을 막는 일에 집중되어 있다.
아이티 재난에 대하여 우리는 아이티 사람들에게만 그 책임을 돌릴 수는 없다. 그리고 아이티의 한 맺힌 식민 역사와 아프리카 부두교 문화에 뿌리를 둔 세계관 때문이라고만 정죄 할 수는 없다.
미국의 팻 로버트슨은 아이티 재난이 1721년 부두교 사제 Boukman이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아이티를 부두교의 신령들에게 바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으나, 이러한 해석은 현재 아이티 재난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고, 기독교가 비인도주의적인 비난을 받을 여지가 많다.
우리는 아이티가 진정으로 그들의 전통과 과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선교적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재난이 또 다시 닥쳐올 지라도 아이티 국민들이 대응하고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여기에 우리 기독교 선교의 사명이 있다.
지금, 아이티에 가장 필요한 것은 왜 재난이 일어났는가에 대한 원인 규명보다 지진 피해 복구와 긴급 재난 구호이다. 그리고 재난 구호 이후에 계속해서 진흙 쿠키를 먹어야 하는 아이티 어린이들에 대한 사랑의 나눔과 교통, 통신, 도로, 기반 시설 등의 복구를 통한 지속적인 경제 개발 사역이다. 자연 재해 뿐만 아니라 오랜 내전과 독재, 인간의 탐욕과 사악함으로 인한 아이티 사람들의 상처를 극복할 수 있도록 우리 기독교 선교는 도움의 손길을 주어야 할 것이다. 세계복음연맹(WEA)은 전 세계 복음주의 교회들에게 아이티를 위해 기도하고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 줄 것을 당부했다.
현재 아이티에서는 우리나라의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과 더불어 재난 구호팀, 그리고 월드비전(World Vision), 월드 릴리프(World Relief), 인티그럴 얼라이언스(Integral Alliance) 등의 기독교 국제 구호단체들이 구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우리는 아이티 재난 구호 활동과 더불어 아이티의 정체성과 문화라고 생각하는 부두교의 영향력을 최소화시키고 진정한 하나님의 통치가 아이티에 임하도록 통전적 선교(holistic mission)를 해야 할 것이다. 아이티에 있는 복음주의 교회를 중심으로 비록 지금은 숫적으로 열세이지만, 계속해서 부두교의 그릇된 신비주의와 당당하게 맞서며, 구호 개발 선교(the mission of relief and development)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하나님은 이 세상을 창조해 놓으시고 멀리 떨어져 인간사에 무관심한 분이 아니시다. 하나님은 인간을 사랑하시기에 인간의 고통에 함께 참여하시며 함께 슬픔을 당하시는 분이시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재난의 현장에 들어오셔서 우리의 고난과 고통 속에서 함께 하시는 분이시다. 로마서 8장 18절 이하에 보면 하나님의 영 성령은 피조물의 허무함, 썩어짐, 고난에 대하여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함께 고통당하시며 하나님의 자녀들의 영광의 자유를 위하여 기도하고 계신다. 하나님은 고통 중에 아이티 사람들과 함께 고통당하시며 그들이  그 고통을 감내하며 소망을 가지고 회복되기를 원하신다. 우리는 하나님의 선교 사명자로서 하나님의 뜻을 선교로 실천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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