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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연속기획 2010에 바란다(2)
작성일[2010/11/10 16:31:12]    

 2편- 연합과 일치

크리스천21세기는 본지의 사시(社是)인 ‘건강한 소통’, ‘연합과 일치’, ‘한 영혼구원’을 주제로 연속기획 ‘2010에 바란다’를 진행하고 있다.
본지는 이를 통해 2009년도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이 시대 교회와 교단, 교계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을 점검해 보고자 한다.
이번 호는 제1편 ‘건강한 소통’에 이어 ‘연합과 일치’를 주제로 했다. 

미래지향적 교회 연합과 일치운동
- 글: 최희범 목사
 한국교회는 지난 세기 후반 대형 연합집회를 자주 열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경험했다. 빌리 그래함 전도집회와 익스플로 74 등 백만 명 이상이 함께 모인 대형집회가 마련되면서 각 교파는 경쟁적으로 연합에 동참했고, 이를 통해 다양한 교파와 교단의 존재가 오히려 교회성장의 자극제가 되는 듯이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금세기에 들어 한국교회의 성장정체현상 심화와 더불어 교회의 도덕성 및 사회적 기여도에 의문이 제기되고 목회자들의 윤리적 문제가 심각한 양상을 보이면서 한국교회는 위기를 겪기에 이르렀다. 특히 교회의 분열현상은 사회적인 비판의 대상으로 떠올랐고 이 틈에 각종 사이비 기독교집단들이 우후죽순처럼 일어나 사회적 폐해를 가져오면서 사회 가운데 교회는 비난의 표적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교회의 분열은 사회적 이념의 분화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 가운데 결국 교회가 사회적 불화의 중심점에 서는 어이없는 결과를 가져왔다. 우리 사회를 끊임없는 갈등으로 몰아넣는 논쟁의 핵심에 사실 진보와 보수로 나누어진 교회가 자리 잡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세우신 교회는 본래 ‘하나의 교회’이며 전 우주적 교회는 하나님이 부여하신 ‘하나 됨’을 경험하는 공동체이다. 그럼에도 우리 시대에 이기적인 개교회주의가 팽배하고 보편교회의 지체로서의 의미가 퇴색되어 가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교회가 교회로서의 본질을 지키려면 이기적 교파주의와 개교회주의를 극복하고 하나님이 부여하신 ‘하나 됨’을 회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역사적으로 한국교회는 이 땅에 복음이 들어온 시초부터 하나의 교회를 지향해 왔으나 근현대의 격동기를 거치면서 사회의 대립양상의 영향을 받는 안타까운 일들이 있었다. 만약 교회가 하나 됨을 외면하고 사회에 희망을 던져주지 못한다면 이는 사회가 요구하며 하나님이 명하시는 시대적 소명을 거절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연합과 일치 운동의 장애물

교회분열의 역사는 교회 설립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1054년 일어난 최초의 공적 분열인 동서방교회의 분열 이전 이미 초대 고린도교회는 바울파, 아볼로파, 게바파, 심지어 그리스도파로 나뉘어 분열했고 바울은 교회를 향해 “그리스도가 어찌 나뉘었느냐(고전 1:12-13)”고 질책하기도 했다.
교회분열의 이유로는 흔히 신학적 차이를 주된 이유로 내세우지만 교리나 교회정치, 예전 등 교회 내적 문제뿐만 아니라 정치와 경제, 문화, 지리, 인종, 언어와 풍습, 정치적 주도권 다툼 등이 더 큰 요인이었다. 실제로 교회의 분열은 교회 지도자들의 자존심과 시기와 질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교회의 분열은 처음부터 평범한 성도들과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었다.
정치적 사회적 상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던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은 이를 매개로 하여 소위 보수와 진보의 대립을 통한 또 다른 분열을 자초했다. 그리고 이런 분열은 신학적 갈등과 교단 중심의 교회 이기주의를 양산했고, 교회 당파성과 교회 폐쇄성을 극대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교회 연합을 저해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는 신학적 차이를 극복 못하는 보혁 갈등, 교파와 개교회 중심의 교회 이기주의, 기득권을 담보로 한 당파성과 폐쇄성 등을 꼽을 수 있다.
“성령의 하나 되게 하신 일을 힘써 지키라(엡 4:3)”는 매우 단순하고 명료한 하나님의 명령이 주어졌는데도 어떻게 성경에 절대가치를 둔다는 한국교회는 사회의 손가락질을 받을 정도로 분열을 계속하며 심지어 서로를 적대시하기까지 하는가?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러면 성경이 분명히 명령하는 연합과 일치에 대한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해하는 요소들은 과연 무엇인가?

1. 연합과 일치운동에 대한 오해
가장 흔한 연합과 일치운동에 대한 오해는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무조건 모든 교회와 교파간의 차이를 없애고 ‘조직적으로 하나가 되는 운동’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따라서 혹자는 교회의 연합과 일치운동을 혼합주의 혹은 신앙적 배교행위라고까지 규정한다. 그러나 다양성 속에 일치를 주장하는 오늘날의 교회 연합과 일치운동은 기구적 하나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교회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 하나의 사안이나 이슈에 대해 한국교회가 전체의 입장이라고 할 만한 것을 가지지 않았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획일적이지 않음을 보여주는 좋은 실례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은 교파 간 교단 간의 대화와 이해의 폭을 넓히며 공통점을 찾아 함께할 수 있는 사업들을 추진하는 연합운동이지 교리와 장정, 정치제도의 통일을 수반하는 일치운동이 아님을 이해해야 한다.
2. 성경해석 방법론과 신학적 차이
한국교회의 성경해석 방법론의 차이를 언급할 때 거론되는 것이 기장과 예장의 분열이유로 지목되는 성경비평주의에 대한 태도 문제이다. 비평학적 성경해석방법의 등장으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흘렀고, 그동안 전통적 비평학의 한계도 절실하게 노출된 상황에서 한국교회의 보수 진보로 분류되는 학자들이 신학적 분열을 극복하기 위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고 본다. 신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성경해석의 문제를 서로간의 대화 없이 상대를 과거의 잣대로 단정짓는 과오에서 벗어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교회연합과 일치운동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교리와 신학이 교회연합에 장애가 된다는 소리가 들려 온지 오래지만, 최소한 성경관과 해석방법론에 대한 상호이해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수십 년 간 형성되고 전승되어 온 분열의 벽을 제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한 반미, 친미, 반북, 친북 운동 등 우리 사회의 보수 진보 논쟁에 교회가 신학의 이름으로 개입하여 서로 대립각을 세우는 상황은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운동에 결정적인 방해요소가 되고 있다. 신학과 신앙이 삶과 분리될 수는 없지만 교회는 사회의 투쟁적 소용돌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3. 교회의 권력화
오늘날 한국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교회가 영적 공동체요 사랑과 희생을 전제로 한 생명 공동체가 아닌 세속적 힘을 가지고 권력을 행사하는 기관처럼 비치고 있다는 점이다. 교회가 사람과 돈을 소유하게 됨으로써 권력화되는 것을 피하려면 끊임없이 자기를 갱신하고 역사의식을 고취해야 한다. 또한 자기만족을 추구하며 현실에 안주하려는 유혹을 벗어나야 한다. 따라서 교회 연합과 일치운동은 철저하게 교회를 비세속화하는 과정을 밟아야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교회 연합과 일치가 기구적 일치를 통해 교회 권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되는 한 오히려 이것이 교회를 갈등으로 모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4. 인물중심주의
흔히 통합의 한경직 목사, 합동의 박형룡 박사, 고신의 한상동 목사, 기장의 김재준 박사를 극복해야 장로교가 하나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상대적으로는 짧은 한국 교회사에 있어 그만큼 위대한 인물이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그러나 이러한 거인의 그림자가 사라지지 않는 한 진정한 의미의 연합과 일치운동은 더욱 요원할 수밖에 없다. 기독교는 사람을 절대화하는 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절대적인 힘을 구사한 큰 인물이 지나간 곳에서 교회나 교단은 분열과 혼란을 겪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세속적 힘과 응집력의 원천으로서 인물이 숭상되는 풍토가 사라지지 않는 한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은 결코 그 목적을 이룰 수 없다.
5. 복음의 절대성과 교파, 교단의 절대성 혼돈
개교회를 성장시키려는 지도자들은 소속 교인들에게 ‘자기 교회의 절대적 가치’를 강조하려는 유혹을 받게 된다. 다른 교회와의 차별성이 교회부흥의 전략으로 채택된 지도 제법 되었다. 그 외의 절대적 주장은 모두 오만이다. 개 교회와 교단이 경쟁에서 생존해야 한다는 절박한 이유가 있다 하여도, 자기 존재의 절대적 가치를 주장하려는 유혹은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장로교단에서 흔히 회자되는 ‘장자교단’이라는 용어나 ‘신사참배 반대’에 대한 독점, ‘민주화의 화신’이라는 자기 이미지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또한 각기 장단점이 있는 교회의 정치제도에 대해서도 절대화하는 것 역시 지양되지 않는다면 구체적인 연합과 일치운동에는 장애가 될 것이 분명하다.
6. 연합운동의 분열조장
선교현장의 협력을 위한 연합운동체인 WCC가 오히려 한국에서는 장로교 분열의 결정적 빌미를 제공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당시 WCC의 일시적 정책과오를 정체성 문제로 받아들이는 면이 있었고, 멤버십과 연합운동의 성격에 대한 오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또 연합을 표방하는 단체들이 오히려 필요 없는 갈등을 야기 시키거나 ‘교회 연합’을 제호로 건 신문들이 오히려 교계 분열을 조장하는 듯 비치기도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누구를 위한 연합운동, 연합기구, 조직인지 정직히 묻고 대답하는 작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연합과 일치운동의 당위성

교회의 일치와 연합은 시대적 요청이 그 당위성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우선적인 것은 일치에 대한 성경적 요청이다. 성경은 하나님의 구원의 목적을 “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에 있는 것이 다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되게 하려 하심이라”고 선언한다.(엡 1:10) 연합의 당위성을 논하려면 교회는 과연 어떤 존재이기에 하나 되어야 하는지를 숙고하는 것은 필수이다. 교회의 정체성에 대한 이해 없이 연합을 말하는 것은 넌센스이다. 교회를 설명하는 성구는 여럿이 있지만 “교회는 그의 몸이니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자의 충만이니라”(엡 1:23)고 교회의 정체성을 가장 명시적으로 규정한 성구를 중심으로 교회 일치와 연합운동의 당위성을 고찰하고자 한다. 성경이 말하는 교회는 과연 어떤 존재인가?
1.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의 표현이다.
교회는 ‘그(예수 그리스도)의 몸’으로 일컬어진다. 이는 교회가 예수님의 인격을 드러내는 구체적인 실체라는 의미이다. 보이지 않는 예수님의 인격과 사역을 세상 사람들이 가시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선포하고 드러냄으로 표현하는 것이 교회라는 뜻이다. 세상은 오직 교회(성도)를 통해서만 예수님을 볼 수 있으며 예수님은 교회를 통해, 교회 안에서 세상을 향해 역사하신다. 이는 교회는 예수님의 외적인 표현으로서 그분의 인격과 성품을 닮을 의무가 있다는 뜻이다. 교회는 단순히 예수님의 추종자들이 모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 속에 그리스도의 인격과 성품이 드러나도록 생각하고 바라보고 행동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되어야 한다.
2. 교회는 창조주-피조물 관계의 우주적 모델이다 : 예수 그리스도의 뜻에 전적으로 순종
교회가 ‘그의 몸’이라는 표현은 교회와 예수님과의 관계를 표현한다. 교회는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직접적인 통치와 다스림을 받는 ‘몸’이다. 이는 교회가 자기의 주인과 통치자가 누구인지를 구체적으로 깨닫고 인식하며, 고백하며 진심으로 따르는 공동체임을 의미한다. 강압이나 부득이함이 아니라, 또한 입으로만 예수님을 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인생에 있어 예수 그리스도의 통제와 지배를 받는 존재임을 기쁘게 드러내는 것을 말한다. 기쁨으로 주인을 섬기는 진실된 종의 모습이 드러나는 삶이다.
3. 교회는 피조세계 재창조의 선취 모델이다 : 회복이 교회 안에서 먼저 일어남
교회는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이, 곧 죄로 타락한 피조세계를 회복과 재창조하시는 주님의 ‘충만’이다. 이는 만물을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합당하도록 회복하시는 예수님의 역사가 먼저 교회 안에서 성취된다는 뜻이다. 교회 안에서 하나님의 통치와 영광과 주권이 분명하게 드러나고 선포되어 장차 만물을 회복하시는 ‘하나님 나라’가 교회 안에서 먼저 이뤄짐을 말한다. 상처와 절망으로 무너졌던 심령들이 치유되고, 파괴된 관계가 회복되고, 이기심과 증오 그리고 편견으로 얼룩진 가치관이 사랑과 섬김의 가치관으로 바뀐다. 궁극적으로 죄인과 하나님의 관계가 원수에서 가족으로 본질적, 실제적으로 변화된다. 장차 하나님 나라에서 전우주적으로 이뤄질 이 놀라운 회복의 역사가 교회 안에서 먼저 선취(先取)된다. 이것이 ‘교회는 그의 충만’이라는 표현의 의미이다.
4. 교회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도구이다.
교회가 예수님의 ‘충만’이라는 말의 또 다른 의미는 만물을 회복시키시는 하나님의 역사가 교회를 통해, 교회에 의해 이루어짐이다. 교회는 예수님의 존재와 능력이 꽉 차게 드러내는 존재로서 온 피조세계의 회복을 주도하는 주님의 도구이자 실제적인 엔진이라는 뜻이다. 세상을 향한 주님의 회복사역을 실행하는 실제적인 기관이라는 뜻이다. 하나님은 성령으로 충만케 된 교회를 통해 온 우주의 회복을 주도하신다.
이러한 교회의 정체성을 이해한다면 우리는 한국교회의 분열에 대해 하나님 앞에 회개해야 한다. 교회의 분열은 교회를 통한 하나님의 역동적인 역사에 반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해방이후 거듭된 한국교회의 분열로 인해 교회의 대사회적 이미지는 결코 긍정적이지 못하다. 1998년 한국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아직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들에게 앞으로 종교를 선택한다면 어떤 종교를 택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기독교의 비율을 22.3%로 불교로 응답한 40.3%의 거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운동의 미래지향적 제언

2003년부터 한국교회의 공적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가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대화모임>을 통해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선언문과 기본원칙’과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로드맵’을 도출했다. 이후 유연성을 가지고 이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는 가운데 2006년부터 양 기관 공동주최로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한기총과 KNCC가 17년 만에 진보와 보수 교회를 망라하여 드린 2006년 부활절 연합예배는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놓았다. 많은 우여곡절 속에도 양 기구는 꾸준한 대화와 양보를 통해 향후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운동이 어떤 방식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보여주었다. 양측은 인내와 이해와 양보를 바탕으로 한 협력의 기본정신으로 대화에 임해 창의적으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갔다. 이를 통해 한국교회는 그동안 정치적, 사회적 상황에서 세상적 영향력에 끌려 다녔던 과거의 한계를 극복하고 양극화 심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사회에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의 화해자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러나 이를 위해 한국교회는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의 교회들이 각각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위한 구체적인 정신을 공유해야 한다. 먼저 각각의 신학적 다양성과 의견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먼저 각각의 신학적 다양성과 의견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또한 양 진영을 대표하는 한기총과 KNCC가 서로가 함께 협력해 나갈 수 있도록 서로가 이해하며 긴밀한 관계를 지속해 나가는데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교회는 우주적 보편성을 담고 있으며 시대는 한국 기독교의 일치와 연합을 원하고 있다. 교회 연합과 일치운동은 교파나 교단을 떠나 교회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비전을 공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당위성을 갖는 시대적 요구와 요청에 따라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운동이 지향해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

1. 분열과 팽창의 역기능 극복
기독교는 위로부터의 지시와 통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카톨릭이나 불교 등 다른 종교와 달리 각자 마음껏 뻗어나갈 수 있는 자생력이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누가 지시하거나 시키지 않아도 각 지역교회나 선교단체가 자발적으로 조직을 키우고 인재를 양성한다. 오늘날 한국의 기독교가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자생성에 일정부분 기인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자발적 팽창이 부정적으로 흘러 교회 분열과 갈등으로 치닫는 때가 종종 있다. 이는 한국교회가 힘들게 쌓아놓은 공든 탑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고 있으며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가 비난을 받는 이유도 상당수 여기에 속한다. 따라서 교회연합과 일치운동은 분열과 팽창으로 치닫는 오늘날 한국 기독교가 하나님이 제시한 올바른 방향을 따라 교회의 교회다움을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2. 공동의 예배를 통한 ‘하나 됨’의 회복
예배는 구원의 목적으로 교회는 예배에서 시작되고 예배 그 자체의 중요성은 항상 강조되어야 마땅하다. 교회는 예배를 통하여 교회의 존재가치, 성도의 구원의 목적, 교회의 일치와 연합을 회복할 수 있다. 특별히 예배는 교회의 공동체성을 회복하게 한다.
현대 기독교인들의 트랜드 중 하나는 교회를 떠나지는 않지만 교회를 출석하지 않는 것이다. 이름은 그리스도인이지만 실제로 그리스도인이 마땅히 갖춰야 할 내면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다. 또한 사이버시대를 맞이하여 공동예배를 거부하고 각종 매체를 통한 대리예배로 만족하는 신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무교회주의자들이 증가하는 현대에 있어 공동체성의 회복은 교회의 커다란 과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하나님을 한 장소에서 함께 경험하는 예배만큼 성도의 공동체성을 확보하는데 필요한 것은 없다. 그런 의미에서 다양한 예배자들이 다양한 예배를 경험하는 것은 일치와 연합의 중요한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 교파와 교단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예배의 근본에 벗어나지 않는 예배형식의 차이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은 일치와 연합의 기본자세이다.
3. 교회정치의 차이점에 대한 이해
한국교회를 포함해 세계교회의 정치형태는 크게 교인이 선출한 대표자에 의해 교회정치가 이뤄지는 장로제(Presbyterian), 한 사람에 의해 교회정치가 이뤄지는 감독제(Episcopal), 모든 구성원이 교회정치에 참여하는 회중제(Congregational)로 나눌 수 있다. 성경은 이 중 어느 하나만을 지지하거나 암시하지 않는다. 교회정치의 세 가지 형태는 각각 다른 교파와 교단을 만들었다. 교회정치의 차이는 예전(禮典)의 차이만큼 다양하다. 그러나 이러한 교회정치의 차이는 교회의 일치와 연합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조건이 아니라 오히려 연합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이다.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은 모든 정치제도가 가지고 있는 특징과 장점들을 인정하면서 통일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4. 사회봉사를 통한 연합
교회가 그 존재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상향(upreach)과 내향(inreach) 그리고 외향(outreach)의 지향점을 갖는다. 상향은 교회의 존재이유의 기본을 이루는 예배를 통해 성취되며, 내향은 보여지는 교회의 모습으로서 교회를 풍성하게 만드는 훈련과 양육을 통해, 마지막으로 외향은 실제적 교회의 사명으로서 전도와 이웃섬김을 통해 이루어진다. 건강한 교회는 이 세 가지 지향점이 균형을 이룬다.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상향과 내향을 강조하여 교회의 본질에는 충실했으나 외향에는 상대적 소홀함이 있었다. 그러므로 교회는 사회와는 별개의 기관이 되었고 교회가 상향과 내향을 강조하는 동안 사회를 외면하여 그 결과 교회는 성장했으나 이제는 사회가 교회를 외면하게 되었다. 이제 한국교회는 배우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보냄을 받는 사도적 자세로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 교회의 궁극적 목적인 전도와 선교는 교회가 사회를 섬길 때에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교회의 사회적 사명은 교회의 본질적 사명 가운데 하나이며 더구나 사회봉사에 대한 필요성이 확대되는 시대를 맞아 각 교회가 사회봉사에 함께 참여하여 일치와 연합을 이뤄야 한다.
5. 신학적 보편성의 확보
120년 한국교회사에 있어 신학은 교회의 연합보다는 교파의 분열에 오히려 기여했다. 따라서 연합운동의 측면에서 교리적이고 교파지향적인 종래의 신학교육은 지양되어야 한다. 새로운 시대를 맞아 과거 강조되어 온 ‘성경적-역사적’ 지향성에 제한되기 보다는 ‘성경적-상황적’ 지향성으로 전환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교회는 지난 세기의 신학적 해석의 차이를 덮어두고 복음에 근거한 기본적인 공통점을 함께 발견하고 확보하여 이를 출발로 하여 일치와 연합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6. 연합을 통한 남북통일 지향
한국교회는 통일운동에 있어 적극적이며 긍정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 왜냐하면 통일은 우리 민족의 정치적 과제나 사회적 과제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한국교회의 선교적 과제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볼 때 한국교회는 통일운동에 가장 앞장 선 전위부대이다.
통계적으로 북한 사역과 탈북자 지원 사역에 동참하고 있는 기관, 특히 비영리단체(NGO) 가운데 기독교에 뿌리를 둔 기관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교회 자체가 가장 강력한 NGO의 역학을 감당하고 있다. 과거 민족 독립과 해방운동에 앞장섰던 한국교회가 이제는 민족의 화해와 통일운동에 앞장서는 것은 당연한 의무이다.
한국교회가 남북 평화통일의 전위가 되기 위해서는 교회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일관된 대북 정책의 수립이 필요하다. 또 증가하는 북한 이탈 주민들에 대해 교회는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그리고 교회는 통일 이후 시대를 대비하여 북한의 교회를 재건하는 재원과 구체적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 또 통일 이후를 겨냥한 교회의 연합된 정책이 필요하다. 어떤 상황과 방법으로 통일을 맞이하든 한국교회는 사회적 혼란의 완충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그리고 이를 통하여 한국교회는 연합과 일치를 더욱 전향적으로 도모해야 할 것이다.

최희범 목사

한국교회봉사단 총무
전 한기총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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